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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하는 23년 마지막 주말 본문

2024년 10월 27일

부모님과 함께하는 23년 마지막 주말

eresmivida 2023. 10. 30. 02:12

어느덧 부모님이 오신지 한달이 다 지나갔다. 다음주 토욜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뭔가를 엄청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은 그냥 소소하게 보내시길 바라셨다. 그래서 내가 자주가는 동네 공원에가서 산책하고 아이스크림사먹고 점심사먹었다. 매번 혼자가던 나만의 장소였는데 부모님과 함께 갈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시장구경도 하고, 내가꿈꾸던 호수옆에서 함께 않아서 다양한 이야기도 하고 너무 행복했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한달동안 외동딸 체험 했다. 원래 나는 동생과 2살차이라 외동딸이적은 없었는데 여기서는 나랑 부모님만 있으니깐 오랜시간만에 외동딸체험도 해봤다. 외동딸 체험도 좋았지만 그래도 나는 내동생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내가 해외에서 부담없이 살아갈 수 있는것도 부모님을 동생에 케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내가 마음 편안하게 부모님 걱정없이 해외생활을 하고 있는것이다. 내 동생에게 다시한번 매우 깊은 감사를 전한다.

 

그런데, 나 차단한 그자식 계속 생각난다. 아니 도대체 왜? 멀쩡하게 이야기 잘하다가 왜 칸쿤가는 날 부터 차단이냐 진짜 나 화난다. 그냥 왜 그런건지 생각만 계속 난다. 진짜 그생각 밖에 안난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런걸까? 나는 스팸전화처럼 미친듯이 전화한적도 없고 미친듯이 문자를 보낸적도 없는데 왜 도대체? 그냥 내가 싫었나? 분명 내 잘 못이 아닌데 그게 아닌걸 아는데 자꾸만 내가 뭘 잘못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생각 하면 안되는거 알지만 그냥 생각이 그렇게 가기 때문에 잘 되지가 않는다. 주변사람 모두가 말리는 관계를 시작하는게 아니었는데 나는 이렇게 내 감정 수업료를 내고 하나 더 배워가고 있다. 나도 저런놈 차단 할 줄 알아야하는데 아직은 차단 하기가 너무 힘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 연락이 다시 오진 않을까 혹시 우리 다시 만날수 있진 않을까, 이젠 가정은 그만해야겠다. 나는 혼자있어도 행복했지만,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연애를 하려고 한거였지 매일 이런 이상요상한 기분을 느끼려고 한게 아니었다. 사람은 바꿔쓰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수 있을지 없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는데, 지난 시간동안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바라는게 생기고 상처를 받고 울고 하다보니 앞으로 더 할 자신이 없다. 이친구가 나를 차단한건 그친구도 나를 안보겠다는 마음이니 나도 이젠 받아들이고 보내줘야 겠다. 나도 그 친구를 차단 할 수 있을까?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점심먹고 한참이 지나도 우린 소화가 되지 않았다. 메인메뉴 두개를 셋이서 나눠먹었는데 진짜 양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소화가 안되는건지 나도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저녁에 나랑 엄마는 그냥 누룽지 씹어먹고, 아빠는 블루베리요거트랑 견과류를 드셨다. 밤에는 다같이 넷플릭스 영화도 봤는데 진짜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고 눈을 뗄수가 없었다. 유명한 영화가 아니고 유명한 배우들도 안나와서 기대를 일도 안했는데 진짜 몰입감 장난아니고 엔딩도 여운을 주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무비나잇 하고 있으니 너무 좋았다. 한국이었으면 다들 본인 방에 들어가서 안나왔을텐데, 내 집이 다행이 작아서 한공간에 모여있다보니 이런 시간도 갖을 수 있었던거 같다. 작은 집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정서적으로 흩어져 지내던 가족이 다시 함께 모이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소화가 안되는걸 보니 나는 소화능력이 정말 많이 떨어졌나보다. 엄마가 가져다주신 매실청을 하나씩 먹어야 하나보다 ㅎ

오늘도 날씨가 좋은것에 감사하고, 즐겁게 산찬할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제가 좋아하는 공원에 앉아서 부모님과 함께 볼수있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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